“현실과 미래를 잇는 화두를 찾기 위해 나설 것”… 이정엽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아웃사이더에 반골 기질까지 갖춘 이정엽 판사. 그가 이제 법원이라는 울타리를 나와서 야생이랄 수 있는 변호사 시장에 나올 태세다. 법원에서는 자신의 지향과 기질에 위배되지 않은 일을 할 수 있었지만 변호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하도록 허락하는 직업이 아니다. 그도 잘 알겠지만 만나기 싫은 사람도 만나야 하고 원치 않는 술자리나 골프 라운딩에도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는 솔직한 목소리로 두려움도 있지만 유의미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거라고 말했다. 16일 퇴임식을 끝으로 21년 간의 법관 생활을 마치는 그는 당장 20일부터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에 합류한다고 한다. 많은 로펌 중에서 그곳을 선택한 이유는 이광범 대표와의 인연 때문이라고 했다.

“연수원 때 지도교수님이셨어요.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장도 하셨고, 용산참사 때 재판장 맡으면서 정부와 각을 세워서 좌천성 보직을 받으시기도 했고 내곡동 같은 굵직한 사건의 특검도 맡으셨던 분으로 법조계에서 강직하신 분으로 유명하고 신망도 높으신 분이에요. 제가 리걸테크에 관심이 많은데, 인터넷에서만 완전히 구동되는 로펌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아내와 K팝 댄스 학원에 같이 다니고 있음을 밝혔다. 최신 유행하는 걸그룹 음악을 틀어놓고 군무를 추는데 멤버 중 유일한 남자라는 것이다. 이노베이션이란 이처럼 무덤과도 같은 생활 속에서조차 실천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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